높새언덕

1단락2단락은 인용글임.

 

그러니까...술이  건전해??

 

1. 술과 함께 오는 것들

1) 술은 좋지만 복부비만은 어떡하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영양정책팀의 '식생활로 본 한국인의 복부비만 위험률' 연구결과에도 복부비만과 술의 상관관계가 명확히 나타나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제4기(2007~2009년) 결과 데이터를 기본으로 하여,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등과 함께 '우리나라 성인의 식생활 관련 건강위험도 평가 도구 개발'에 관한 연구를 수행 중이며, 복부비만 위험률도 그 결과로 나왔다.

 

# 술은 지방 분해를 방해하고 합성을 촉진한다

자료에서 복부비만 위험률 랭킹 1위가 바로 술이다. 잦은 과음(성인 남성 기준 7잔 이상 주 2회)을 할 경우 비음주자 대비 위험률 증가분이 58%나 된다.

알코올은 1g당 7.1㎉의 열량을 낸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1g당 4㎉를 내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알코올은 몸에 들어오면 탄수화물, 단백질과 같은 영양분보다 몸에서 더 빠르게 사용된다는 점이다. 당장 소모하는 칼로리의 상당량을 알코올이 차지해버리기 때문에 안주로 먹는 음식의 대부분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이와 관련  일산 동국대병원 오상우(가정의학과)교수의 말에 의하면 "술이 지방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대신 기름진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를 유발하는데 안주로 보통 과일보다 삼겹살 같은 고기가 더 먹고 싶어지는 게 한다.“라고 했다.

 

2) 그냥 몸매가 좀 망가지는 수준이 아니다
①소화불량 = 우리가 마시는 술은 구강, 식도를 통해 위장에 도달하는데 20~30%는 위에서 흡수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소장 및 대장에서 흡수된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의 75%는 위염 또는 위궤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을 가지고 있다. 이런 헬리코박터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음주를 많이 하면 위장의 정상 기능에 더욱 나쁜 영향을 미쳐 더 빨리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②알코올성 지방간 = 알코올이 간에 흡수되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한다. 이 물질은 간에 있는 지방을 파괴해서 과산화지질로 변화시키고 이게  축적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리게 된다. 결국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지속적인 알코올 섭취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다. 초기 증상은 약하지만 간이 부어 비대해지는 만큼 상복부 불편감이나 식욕부진, 소화불량, 피로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초기 증상이 약해 계속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금주다. 단백질과 비타민 등의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면 1~6주 이내에 회복될 수 있다. 지방간은 보통 초음파 검사로 진단한다.

③알코올성 간염 = 알코올성 간염은 간세포의 괴사 및 염증이 발생한 상태다. 흔히 급성증세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에서는 간경변으로 이어지는 만성질환의 형태를 보인다. 증상은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감소, 황달, 발열, 오른쪽 복부 통증 등으로  나타나며 드물게는 복수, 간성뇌증, 상부 위장관 출혈 등의 간부전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알코올성 간염은 간경변증의 전단계로 간조직 검사를 해보면 흉터가 생기는 ‘섬유화’가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일부 연구에서는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절반  가량이 이미 경변증을 가지고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금주는 물론 단백질 영양공급이 아주 중요하다.

④알코올성 간경변증 = 간세포가 죽고 그 대신 상처 조직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돼 간이 이미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다. 간에서 단백질 형성이 안되기 때문에 피가 지혈이 잘 안되고 쉽게 멍이 든다. 간의 주요기능인 해독 작용도 못하게 돼 의식이 흐려지고 심하면 혼수 상태가 되기도 한다. 간문맥의 압력이 높아져 배에 물이 차고, 심하면 식도 정맥류가 파열돼 피를 토하거나 혈변이 나타날 수 있다. 간경변증으로 진단되면 향후 5년간 생존율은 금주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완전히 술을  끊어야  한다. 간경변증의 약 25%가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⑤심혈관 질환 = 술은 심장질환,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등을 유발하며 혈액의 순환과 심장의 수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성 심장질환은 알코올과 알코올의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직접 심근에 손상을 줘 발생하게 된다. 알코올은 심장의 전도계에도 영향을 미쳐 심장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든다. 또한 알코올 소모량이 많은 사람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질환의 발생률이 높다. 상습적으로 오랫동안 과음하는 사람의 경우 고혈압 발생률도 높다.

⑥알코올의존증 = 알코올의존은 일반적으로 알코올중독 또는 알코올리즘으로 불린다. 알코올의존증은 사회에서 허용되는 이상으로 술을 과다하게 계속해 마심으로써 신체적, 심리적 및 사회적 기능을 해치게 되는 만성적 행동장애다. 1997년 미국의학협회는 알코올 의존을‘지속적이고 과다한 음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상당한 신체적, 심리적 기능장애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병’이라고 정의했다.

이 질환은 보통 초기와 중기, 말기로 나뉘는데 초기에는 2~3일간 술을 마시고 몸이 회복되면 다시 음주를 시작한다. 평일에는 자제하지만 주말에 몰아 마시게 되는 경우가 많다. 중기는 술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어지며 주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신다. 집에 술을 숨기거나 몰래 마시기도 한다. 말기에는 술 때문에 사고를 저지르는 경우가 생기며 종일 술을 입에 달고 산다. 체중이 감소하며 신체적 폐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폐해까지 생기게 된다. 알코올성 치매, 정신병 등이 수반되며 때로는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⑦알코올성 치매 = 노인성 치매보다 더 심각한 게 바로 알코올성 치매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뇌 속에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라는 부분에 손상을 주게 된다. 알코올의존자나 술을 오래 마신 사람들의 뇌를 단층 촬영 해보면 이 해마라는 부분이 찌그러져 있다. 술을 마시면서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의 초기에는 뇌 기능에만 문제가 생길 뿐 구조에는 변화가 없지만 블랙아웃이 반복될 경우 뇌가 쪼그라들면서 뇌 중앙에 비어 있는 공간인 뇌실이 넓어지게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되면 알코올성 치매로 진단된다.

건망증은 시간이 지나면 바로 기억이 회복되지만 알코올성 치매는 시간이 지나도 자기가 하려던 행위를 좀처럼 기억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전체 치매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알코올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 달리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서 먼저 시작되기 때문에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등 충동조절이 되지 않는 특징도 있다.

 

2. 멋진 선조들의 술을 대하는 태도
술에도 풍류가 있다.“풍류도”
임어당(林語堂)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공식석상에서는 천천히 한가하게, 편한 자리에서는 점잖고 호탕하게, 병자는 적게, 슬픔이 있는 사람은 모름지기 취하도록 마셔야 한다. 봄철에는 집 뜰에서, 여름철에는 교외에서, 가을철에는 배 위에서, 겨울철에는 집 안에서, 밤엔 달을 벗삼아 마셔야한다.

 

임어당의 말처럼 만산홍엽에 배 띄워 놓고 바람소리 안주삼아 벗들과 주고받는 한 잔 술의 즐거움. 또 깊어가는 가을밤에 밝은 달과 함께하는 술 한 잔의 정취는 곧 자연 속에서 노니는 풍류일 게 분명하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에게도 술은 곧 풍류였다. 조선의 어느 재상은 달 밝은 가을밤 방안에서 기르던 국화 화분 여덟 개와 함께 석잔 씩 주고받으며 밤늦도록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또 낙향한 어느 선비들은 냇물을 사이에 두고 살았다. 여름철 냇물이 불어 서로 오고가질 못하자 양쪽 언덕에 앉아 서로 잔을 들어 권하며 한나절을 흥겨워했다고 한다.

 

이렇듯 가을밤 국화와 대작하고, 여름철 냇물을 사이에 두고 잔을 권했던 옛 선비들의 풍류는 한 폭의 그림이다. 어찌 이처럼 마음에 욕심이 없고 맑을 수 있을까. 여유 있고 느긋한 담담한 술 풍류다. '술 한 잔에 시 한수'의 방랑시인 김삿갓의 풍류와 재치, 해학과 유머 또한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 해도 한편으론 술이 사회를 피폐하게 하기도 하지만, 절제와 분수 속에서 건강하게 마시는 술은 삶의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기에 우리도 가끔은 옛 선조들의 '담담한 술 풍류'를 되찾아 보자. 국화와, 냇물을 사이에 두고는 못하더라도 김삿갓의 재치와 유머를 흉내라도 내볼 수 있잖을까.

 

고산 윤선도는 올바른 주법에 대해 "술을 마시되 덕이 없으면 난(亂)하고, 주흥을 즐기되 예를 지키지 않으면 잡(雜)되어 술을 마실 때에는 덕과 예를 갖춘 바른 태도를 지녀야 한다"라고 했다.

 

3. 방법을 찾아보자. 술을 잘 마시는 법!
술을 잘 마신다구?
글2의 술을 대한 우리 선조들의 태도를 보면 술에도 ‘도道’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술을 잘 마신다는 것은 주량이 세다는 의미가 아니라 술을 잘 이해하고 마신다는 것이다.

①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한 잔 두 잔 술을 마시다 보면 습관이 될 수 있다. 내리는 비를 보며 분위기에 취해 술을 마시다 보면 아무리 적은 양을 마셔도 음주가 습관이 되고 관성이 생기면 위험하다.

 

②술을 마실 때 한번에 수용하는 폭음과 섞어먹는 ‘폭탄주’를 삼가자. 취기의 조절을 할 수 없게 된다.

 

③ 빈속에 술을 먹을 경우 평상시보다 빨리 취하고 데미지도 크다. 또 술을 마실 때, 마신 뒤에는 소화기관 보호를 위해 저칼로리 섬유질과 많은 물을 섭취하자.


④술을 마신 뒤에 몸이 제자리로 돌아노는 데에는 3일이 필요하다. 재차마실때에는 이전마신 뒤에 3일은 쉬어주자.

 

⑤기억상실?  일정수준을 넘어서면 술이 내 이성을 감싸게 된다. 그로부터는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이 술을 마신다. 가장 조심해야할 상황으로 이를 대비해 물건들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한 백에 담아두고. 취기가 더 심해진다면 혼자 길을 나서지 말고 동료나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 하자.

 

⑥바르게 즐기자!
지위가 높은 사람은 사교를 목적으로 술을 마시지만 평범한 사람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신다. 한 잔의 술로 고단한 현실을 잊고 싶어서다. 어느 경우이든 기분이 아닌 총량의 기준을 정해 두자.

 

⑦술은 친구가 아니다.
21세부터 혹은 오늘부터 지금까지 마신 술병의 개수를 적자. 가능하면 연도별 월별로 적어서 어떤 판단의 기준이 되도록 하자.

 

⑧가정생활1
술을 마시면 감정이 더 격해지는 만큼 자신이 술을 마셨을 때 어떤 성향이 나오는지 자각할 필요가 있다. 최근 술을 마신 뒤 배우자를 폭행하는 사례가 매우 많이 나타나고 있다.

 

⑨가정생활2
가정생활에서 술은 배우자와의 소통을 촉진하는 용도로 사용하자. 술이 약이되는 순간이다.

⑩술은 풍류고 즐김이다. 우리 선조들처럼, 술 앞에선 담담해질 필요가 있다. 술을 즐긴다는 것은 술과 함께하는 대화와 사색에 있다. 술 앞에서의 조바심․경쟁심․악의등 어떤 감정이든 지나침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고삐를 풀기 위한 술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⑪나를 지키기 위한 술. 지켜야할 나의 ‘절제’
골뱅이라는 말을 들어 본적 있는가? 고주망태라는 말을 들어본적 있는가? ‘개’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안타깝게도 술로 인해 ‘나’를 잊은 상태에서 ‘나를 지키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가장 큰 위험은 사람을 노숙자는커녕 ‘개죽음’으로 만들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⑫술과 자제력의 반비례법칙
술을 먹기 전에 오늘 자리의 의미나 비용부분에 대해 미리 선을 그어 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다음날 아침 후회하거나 월말 카드통지서를 보고 식은땀을 흘리는 일을 피할 수 있다.

 

⑬술을 통해 나타나는 나의 극단적 모습
고고한 기분, 초연한 기분, 방탕한 기분, 무절제한 자유의 기분 술을 마셨을 때 어떤 것이 더 강하게 나를 지배할 것인가? 취한 시정잡배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술에 대해 덕과 예를 갖춘 바른 태도가 필요하다.

 

⑭술을 통해 나타나는 나의 극단적 모습2
술을 이해했으니 술을 통해 나의 기운을 키워보자. 하고싶은말 보여주고 싶은 나의 성향을 술을 통해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대와 함께 적극적인 대화로 이끌어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