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새언덕

Cinema Paradiso
Cinema Paradiso by Oğuz Demirkapı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숭고함이란 나에게 있는 것도 너에게 있는 것도 아닌 나와 무언가의 경계에 있는 것


 영화를 좋아하는 소년(토토)은 영사기사(알베르토)와 친구가 되었고 성장했다. 그리고 한 여인을 사랑했지만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채 고향을 떠났다. 
 20년간 도시에서 살면서 유명한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토토는 아버지와 같았던 알베르토의 사망소식을 듣고 20년 만에 고향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 
 돌아온 토토는 20년간 자신을 옭아매었던 사람이 바로 알베르토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일순간 울분을 토한다.
 20년간 그리워했던 사랑을 나름의 모습으로 매듭짓고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온 토토는 알베르토의 유산을 통해 일생일대의 감동을 받게 된다.



알베르토가 토토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선사한 것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이면서도 직접적으로 설명되지 않아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이 있다.  '알베르토의 진의'와 '토토의 가치관'이다.


알베르토의 진의는 무엇이며 토토의 삶에서 기대한 것은 무엇일까?
순수한 열정으로 삶을 채워낸 토토가 끝내 느낀 숭고함의 가치는 어떤 것일까?

  "사랑이란 것도 결국은 단편적인 감동에 지나지 않는 것이란다. 너는 지금의 벅찬 사랑밖에도 느껴야만 하는 감동들을 찾아서 떠나야 한다. 지금은 이해할 수 없겠지. 너의 길을 가거라. 언젠가 알게 될 거다. 나는 네가 너의 삶에서 숭고함을 느끼길 바란다."


 영화에 나타나지 않은 알베르토의 생각을 추측해 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심리적발달의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받는다. 부모를 만나고 친구를 만나고 연인을 만나면서 자아를 성장시킬 기회를 갖는다. 이것들은 삶에 다시없는 감동을 부여하고 보람 있는 삶을 형성하게 할 것이지만 이것에 실패할 경우, 심리적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또한 다시 시도한다 하더라도 처음과 같은 감동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래서 처음과 끝은 중요하고 삶의 모든 순간들을 하일라이트로 여겨야 한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도 알아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이야기
 미국의 한 청년재활원에서 한 강사는 자기계발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곳에는 성인이 되기도 전에 30대가 되어서나 겪었을 여러 감정적 실패를 격은 아이들이 많았다. 강사는 이미 여러 곳에서 인정받은 실력 있는 강사였고 역시 이곳에서도 사람들에게 동기를 불어넣을 수 있으리라 여겼다. 강사는 그들 앞에서 여러 가지 희망찬 이야기를 하였지만 그곳의 아이들은 전혀 고무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이미 강사의 희망이야기에 대해  직접 경험했고 그 희망찬 이야기가 사실은 희망과는 먼 이야기라고 여기고 있었다.


마침

 20년간 고향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던 토토를 보면 굳은 의지를 갖고 지냈다는 것을 추측 할 수 있긴 하지만 사실 토토의 홀로서기는 자아실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알베르토의 권유에 의한 것이었다. 영화에서는 알베르토의 선물이 토토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지만 한편으로 잊을수 없는 고통을 함께 안겨준 것과도 같았다.  
 또 한 가지 모든 것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서야 "이제야 알베르토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라고 했던 '알베르토의 의도된 엇갈림'은  전적으로 동감하기 어렵다. 이 부분을 모두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의 내적 성장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Cinema Paradiso」는 팝콘같은 요즘영화와는 달리 '너만이 영화다'라고 말해주고 싶은 매력적인 영화다.
좋은 영화이고  TV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영화임에도 의외로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드물다. 꽃청년에게는 앞으로의 삶에 방향성을, 미중년들에게는 다시금 열정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